유통기한의 새로운 표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릴까 말까 망설인적 없으신가요?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4%가 식품 패키지에 찍힌 날짜를 기준으로 음식을 버린다고 합니다.(Consumer Perceptions of Date Labels, The Center for Health Law and Policy Innovation of Harvard Law School) 음식의 부패 유무를 냄새나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음식물을 버리는 하나의 지표가 된 셈이죠.

그렇다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정말 먹을 수 없는 걸까요? 유통기한은 판매자 입장에서 판매 기한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나도 섭취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유통기한 날짜를 기준으로 음식을 버리기 때문에 유통기한은 음식물 쓰레기를 증가시키는 악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음식물이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best before’라는 표기가 등장했지만 부패 날짜가 정확하게 표기되어있지 않아 소비자에게 더 큰 혼란을 가중시켰죠.

식품 유통기한, 정확하게 알 수 없을까요? 2017년 설립된 영국 스타트업 Mimica Touch는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지면 매끄러웠던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젤라틴 라벨을 개발했습니다. 식품이 부패하기 시작하면 세균이 증가하면서 휘발성 화합물질을 발생시키고, 이는 라벨의 플라스틱 필름으로 유입되는데, 이 가스는 젤라틴의 결합을 분해하여 젤라틴을 액체로 만듭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라벨이 서서히 말랑해지는데, 그 정도에 따라 소비자가 식품의 부패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출처: MimicaTouch 유튜브>

이 라벨의 핵심 구성 요소는 특수 젤라틴 포뮬라인데, 이는 동물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 동물성 젤라틴은 단백질에서 생성되었기 때문에 육류, 유제품과 같은 단백질 기반의 식품과 동일한 속도로 부패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죠.

<출처: MimicaTouch 홈페이지>

식품의 신선도를 알려주는 라벨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는 Mimica Touch 설립자 Solveiga Pakstaite의 대학 논문 주제였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제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신선식품 구입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점자처럼 울퉁불퉁한 라벨을 만들어 촉각으로 신선도를 알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또한 바나나가 시간이 갈수록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플라스틱 안에 들어있는 제품도 품질의 변화 속도를 동일하게 표시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 아이디어로 2014년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James Dyson Award)를 수상한 후 본격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2004년부터 해마다 개최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젊은이들이 생활 속 문제를 창의적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제품 디자인을 개발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대회입니다. 제임스 다이슨 본인이 개발한 날개 없는 선풍기처럼요.

<출처: MimicaTouch 홈페이지>

그녀는 영국에서 버려지는 음식의 60%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며, 1970년대에 도입된 유통기한의 표준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합니다. 음식 부패 유무에 대해 정확한 지표를 제시하는 새로운 표준을 설정함으로써 식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와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죠.

Mimica Touch는 우유, 육류 등 단백질 기반 제품 외에 식물성 기반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식물성 젤라틴도 개발 중입니다.

식품에 유통기한을 표기하기 시작한 건 영국이 1970년대 그리고 한국이 1980년대인데요. 한 대학생의 아이디어가 과연 5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해 온 표준을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Posting Date. 2020.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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